요즘 '렌트' 오리지널 팀과 '지킬앤하이드' 오리지널 팀의 내한공연 등이 줄지어 있는 데다가 무대와 스크린, TV를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하는 스타 뮤지컬 배우들의 모습과 좋아하는 공연은 수십번씩 보고도 모자라는 뮤지컬 매니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뮤지컬 붐이라는 말에 실감을 하고 있습니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또 기획이나 작품성, 실력 등 모든 면에서 과거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구나 하고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뮤지컬 붐은 어제 오늘만의 주목할 만한 현상은 아닌것 같습니다. 적어도 제 기억에 제가 뮤지컬을 알고 난 이후 뮤지컬은 늘 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첫번째 붐으로 기억되는 때가 바로 1995년 무렵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대한민국 뮤지컬 1세대 스타 남경주씨가 요즘 조승우 저리 가라 하는 인기를 누리던 그 시절, '사랑은 비를 타고' '쇼코메디' 등 걸출한 창작뮤지컬들이 등장하던 시절, 로얄티 개념이 전무해 빅4공연을 판권없이 도둑공연 하던 시절.. 그 시절에 뮤지컬의 대중화가 시작되면서 TV를 통해 뮤지컬 공연을 거의 처음 접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그 당시 처음 시작된 '뮤지컬 하이라이트 콘서트'였습니다. 지금 소개할 이 공연은 1회인지 2회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후 해마다 '뮤지컬 하이라이트 콘서트'라는 제목으로 몇년간 계속 되었고 이후 지금은 많이 익숙해진 '뮤지컬 시상식'으로까지 발전하게 됩니다.
녹화해 두고 참 많이도 돌려봤던... 노래에 안무까지 전부 외울정도로 지겹게 봤던 그 VHS테잎을 오래된 짐 속에서 꺼내 추억을 들춰볼까 합니다.
난 외칠거야 이게 우리라고 새로운 시작을 위해 우린 할거야~
이순간 이시간 다시는 안오네
후회 없는 오늘 위해~
'뉴욕 뉴욕'을 개사한 윤복희 선생님의 오프닝 무대는 참 멋졌습니다. 당시 뮤지컬 붐을 알리듯 새로운 시작의 의지를 불태우는 가사 내용은 제가 종종 장기자랑이나 오디션에서 써먹었을 정도로 꽤 괜찮은 레파토리였습니다. 엔딩크레딧에 방송스탭의 명단이 올라가는 대신 출연배우들의 명단이 오프닝 무대에 주욱 나열되는데요. 남경주, 최정원 등 지금도 왕성히 활동하는 분들이 계신가 하면 김정숙, 황현정 등 지금은 무대에서 뵙기 힘든 분들의 이름도 보이고 지금은 YB 윤도현씨의 아내가 된 이미옥씨의 이름도 보이는 군요.
2. 드림걸스 - Steppin' to the bad side
샤롯데의 드림걸스보다도 훨씬 이전에, 비욘세가 나온 영화 드림걸스를 보기도 훨씬 이전에 이미 이 노래를 알고 있었습니다. 지금 보면 촌스럽기도 하고 별거 없는 안무와 구성이지만 남자 네 분이 흰 장갑을 끼고 영어로 노래하며 '우우우~' 하던 게 얼마나 멋져 보이던지요~ 내용도 모르면서 '위고나챈져스탈 챈져톤~' 하며 중간에 나오는 남경주씨의 랩 부분 막 따라하던게 생각나네요.
멤버도 참 쟁쟁합니다. 당시 뮤지컬 양대 주역이었던 남경주, 주원성씨와 함께 늘 콤비를 이뤘던 김선동, 조남희씨까지... 최정원, 전수경씨가 코러스였으니 말 다했죠 뭐. 제가 한 때 사모하던 황현정씨의 모습도 나오네요. 몇년전까지 뮤지컬 트레이닝 하시던 걸 티비에서 봤는데 지금은 뭐하시는지요..
3. 가스펠 - Light of the world
드라마와 영화로 더 많이 활동했던 허준호씨 역시 서울예전이 배출한 뮤지컬 스타 중 하나였습니다. 지금은 허준호씨 창법이 좀 부담스럽게 느껴지지만 이 당시 드라마 배우가 노래 참 잘하는구나 생각했던 기억이 나네요~ 역시나 주원성, 최정원, 김장섭, 성기윤 지금은 뮤지컬계 대선배격인 이 분들이 다 코러스를 하고 계십니다. 하긴 이때는 남경주, 최정원 등 주연급이 정해져 있긴 했지만 워낙에 뮤지컬 배우들의 수가 부족한 상황이어서 그 멤버가 그 멤버일 수밖에 없었죠. 대부분 서울예전 출신이었던 이당시 뮤지컬 1세대들을 거의 모든 공연에서 역할만 바꿔가며 그대로 볼 수 있었답니다.
4. 브릿지 - 박상원, 남경주
드라마는 물론 최근까지도 '벽을뚫는남자'등으로 무대에 서고 계시는 박상원씨와 남경주씨가 이날 공연의 더블MC를 맡았더랬습니다. 정말 풋풋하시군요~
5. 썸머타임 - Summer Time
당시 가창력과 함께 섹시함과 관능적인 매력이 넘쳤던 배우로 기억되는 김정숙씨의 단독 무대입니다. 조지거쉰의 '썸머타임'을 멋들어지게 불러주셨는데요. 요즘 김선영씨 정도의 이미지라고나 할까요? 약간 허스키하면서도 풍부한 성량으로 재즈넘버를 멋지게 소화해 주십니다. 레미제라블에서 팡틴을 맡으셨던 게 기억나네요~
6. 캬바레 - Cabaret
이번엔 전수경씨의 단독 무대입니다. 캬바레 역시 전혀 생소한 작품이었는데 이 노래에서 전수경씨의 까딱까딱하는 동작과 함께 이 노래는 무척이나 오래 기억에 남았었죠. '캬바레'의 라이자미넬리 이미지를 좇아 단발 가발을 쓰신걸텐데 한동안 이 단발머리로 전수경씨를 기억했더랬죠.
7. 그리스 - Greased lightning
오늘 포스팅 마지막 곡은 바로 그리스의 '날쌘돌이'입니다. 요즘 그리스 공연에서는 'greased lightning'이라고 원어를 살려주는 거 같던데 전 이 시절의 '날쌘돌이'라는 번역이 훨씬 맘에 듭니다. 발음도 어렵고 무슨뜻인지도 와닿지 않는 데 굳이 원어를 살려야 할 필요가 있나 싶어요. (최고는 '여기 phantom of the opera 있어~' 죠 ㅎ) 아무튼 이 시절 이 하이라이트 콘서트 영상과 함께 그리스 영상은 제 단골 레파토리였습니다. 지금처럼 UCC도 DVD도 없던 시절 겨우겨우 본방 시간 놓치지 않고 녹화해 놓은 이런 테잎들은 토토가 영화를 보면서 영화감독의 꿈을 키우듯 당시 제겐 너무나 훌륭한 오락거리였고 공부거리였고 꿈과 희망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때 외워둔 '날쌘돌이'를 참 여러 장기자랑에서 써먹었었네요~ 최근까지도요 ㅋ
분량이 많아 나머지 영상들은 다음 포스팅에서 소개하도록 할께요~
fin
1995년 뮤지컬 하이라이트 콘서트 동영상 모아보기 (2/2)